매스스터디스의 서펜타인 파빌리온 이야기로 건축계가 떠들썩합니다. 지난 1월 선정작 발표 때 한 번, 6월에 완공과 오프닝 소식으로 한 번, 그리고 7월부터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리는 역대 서펜타인 파빌리온 사진전으로 또 한 번 회자되고 있습니다. 프리즈가 열리는 9월에는 서펜타인 갤러리 관계자들과 아시아 건축가들이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글로벌 무대를 갈망하는 건축계로서는 고무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겠죠. 작은 갤러리 앞마당에 임시 가설물을 하나 만든 것에 이렇게까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는 것이 한편으론 신기하기도 합니다. 물론 서펜타인 파빌리온은 여느 파빌리온들과 다른 위상을 갖고 있습니다. 높은 선정 기준, 프라이빗한 초청 절차, 오랜 역사와 전통, 시민과 방문자를 맞는 개방성, 운영 이후의 처분과 활용 정책까지가 한데 어우러져 세계 건축계에서 명예로운 위치를 점합니다. 초청 건축가 중 다수가 이후에 프리츠커상을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건축계에 함께 몸담고 있는 일원이라면 이 자리에 초청받은 건축가에게 축하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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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개로 ‘파빌리온’이라는 키워드 차원에서 몇 가지 질문을 떠올려봅니다. 파빌리온이라는 존재가 어쩌다 곳곳에서 지금 같은 권위들을 갖게 되었을까요. 가볍고 재미있고 젊었던 파빌리온이 무겁고 진지하고 나이들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요. 파빌리온은 어쩌다 미술관의 언어와 도구가 되었을까요. 건축가는 어쩌다 파빌리온에 기대어 자신의 건축을 대변하고 종합하고 갱신하게 됐을까요. 최초의 파빌리온은 어땠고, 지금의 파빌리온은 어때야 할까요. 파빌리온이라는 단어에서 여러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커피머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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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빌리온의 문화·사회적 가능성」
“ 제가 집중했던 부분은 건축가의 역할이 과연 건물만 만드는 것인가, 그리고 건축이 문화로서 다양한 방식으로 창조될 수 있는가, 등에서 비롯된 여러 가지 질문들입니다. (...) 건축가가 장소를 만드는 목적이 프로그램이나 의뢰를 받은 것이 아닌, 기획자로서 발언하고 싶은 내용, 전달하고 싶은 어떤 정치적인 것이거나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 곳에 사람들이 와서 마음껏 발언하고 점유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것 자체가 된다면 그것이 가장 원초적인 건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최춘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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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빌리온 – 건축, 미술, 디자인의 경계」
“서펜타인 갤러리는 세계 최고의 파빌리온 프로젝트로 2000년 고 다이애나 왕비의 후원으로 탄생했다. (...) 매년 7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하는 행사로 서펜타인 갤러리는 한 해 평균 80만 명이 방문하는 유명 갤러리로 자리를 잡게 됐다. 런던에 건물을 설계한 경험이 없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최고의 건축가들을 1년에 한 명씩 초청하여 작가에게 실험성과 독창성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도요 이토, 오스카 니마이어, 알바로 시자, 헤르조그 앤 드뫼론, 렘 콜하스, 페터 춤토르, 장 누벨, 후지모토 소우 등의 건축가들이 초대됐다.” - 이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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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과천프로젝트」
“하지만 파빌리온 프로젝트의 경우 미술관에서 하나의 작품으로 의뢰하기에 예산 등의 범위 내에 큰 무리가 없다면, 작가의 선택과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는 토대가 있다. 그렇기에 건축가에게 파빌리온이란 일반적인 작업에서 실행하지 못한 여러 시도를 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유형의 프로젝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미술관은 하나의 완결된 작품으로 소개하지만, 건축가의 여정에 있어서 새로운 시도와 도약으로서 유의미할 것 같다.” - 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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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전시의 시간성」
“도시의 빈 공간을 한여름 마당, 팝업 스토어, 디스코텍, 토론의 현장 등으로 바꾸는 파빌리온은 ‘지금, 여기’를 포착해내는 장치다. 매 순간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시의적절하게 담을 수 있는” 가볍고 융통성 높은 파빌리온은 “경계를 허무는 매개체”다. 100년 전 건축가들이 꿈꾼 사회적 응축기의 자리에는 지어지고 해체되기를 반복하는 가설 구조물이 들어섰다. (...) 파빌리온의 시간이 현재의 반복임을, 한정된 시간 동안 존재하는 파빌리온에서 미래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함이다.” - 박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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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기획: 미술관 안 젊은 건축가」
“이런 일들이 더욱 빈번해진 것은 2010년 이후의 일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건축이 건물을 짓는 것을 떠나 다양한 실천을 탐색하기 시작한 것은 전 지구적인 현상이었다.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장소와 자금이 부족하다는 악조건은 또 다른 돌파구를 모색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였다. 거칠게 말해 파빌리온 계열의 건축가들은 건축을 둘러싼 이러한 사회적 조건들과 무관하지 않다. 한편 오늘날 파빌리온은 “가치의 전복을 꾀하고 있는 현대미술과 마주하고” 있는 장으로서 현대미술이 관람객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장치로 고안되고 있다.” - 정다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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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의미의 공공성 파빌리온씨」
“건축가가 소멸한다고 우리가 걱정하는 이유는 그들의 건축에 공공성이 있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도자본주의 시대인 오늘날 건축이 공공적인 것과 다른 것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건축가의 비장한 하소연이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공공 건축가라는 타이틀을 건축가에게 부여하고 그들에게 공공적인 역할을 맡기고, 공공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만으로 건축의 공공성을 말할 수는 없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것들이 서로 소통하는 친밀하면서도 이질적인 것들이 서로 부딪치고 반향하는 ‘파빌리온 공간’을 회복하는 일이 요구되는 이유다.” - 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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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정림건축문화재단이 기획한 융복합창작 협력기획사업 《움직이는 구조체 파빌리온 씨》사업과 전시의 도록입니다. 네 팀의 건축가들과 함께 워크숍과 토론회를 통하여 새로운 아이디어와 신소재, 기술이 결합한 특별한 문화예술 경험의 장을 제안하고, 더 나아가 ‘찾아가는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지역과의 연계 활성화를 위한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참여 건축가들의 제안은 2015년 5월 13일부터 23일까지 열흘간 아르코미술관 스페이스 필룩스에서 발표회 및 전시회를 통하여 대중에게 공개하였으며, 본 발행물은 그 제안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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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용어 해설집은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파트너스》 전시에서 사용한 건축 용어 혹은 전시에 출품된 작품 이해를 위한 자료에서 찾은 건축 용어를 대상으로 해설하였습니다. 총 59개의 건축 용어는 일반 건축 용어와 노먼 포스터 건축 용어로 나누어 정리하였고, 각각은 다시 쉬운 용어와 어려운 용어로 구분하였습니다. 특히 몇몇 용어는 몇개의 문장으로 정의할 수 없는 ‘고정되지 않은 말’로 분류하여, 여러 목소리를 담은 부록으로 다루었습니다. 건축 용어를 둘러싼 노먼 포스터의 미래에 대한 사유를 공유하고 확장된 연결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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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정림건축문화재단 hello@jungli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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