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하우스서울이 올해 1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올해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을 운명적으로 수상했습니다. 오픈하우스서울은 ‘도시의 문턱을 낮추고 건축을 만나다’라는 모토를 문구 그대로 실천해오고 있습니다. 우리 도시와 건축의 높은 문턱 너머에 우리가 미처 몰랐던(만날 수 없었던) 멋진 건축 공간과 스토리가 가득하고, 거기에는 언제나 그곳을 만들고 가꾼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으며, 건축과 도시가 넓게 열릴수록 많은 사람에게 공감과 영감을 줄 것이라는 것이 오픈하우스서울의 믿음입니다. 이것이 다름 아닌 건축의 사회적 면모이자 건축 문화의 매력에 대한 그들의 확신이며, 그것을 부드럽고 즐거운 행사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 그들의 방법입니다. 10년 전 ‘오픈하우스’라는 말은 건축가나 집주인이 지인들을 초대해 갓 지은 건물을 선보이는 것을 칭하던 업계 용어였습니다. 이제 거의 보통 명사가 되었고, 방방곡곡에서 크고 작은 오픈하우스가 열리고 있습니다. 단편적이고 부수적인 현상 같지만, 오픈하우스서울이 튼 ‘다같이 즐기는 건축 문화’의 물꼬가 우리 일상 공간에까지 스며든 변화의 일면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모여 사는 도시와 건축 공간의 진면목을 즐겁게 누릴 수 있도록 곳곳에 남아 있는 문턱을 야트막히 갈아내주길 바랍니다. 🤖커피머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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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하우스서울을 핑계 삼아 길어올린 지난 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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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복, 「도시를 ‘집’으로 만드는 방법」
“정기용의 말 대로, ‘우리가 사는 도시는 넓은 의미에서 우리가 사는 집’이라고 할 수 있다. 정기용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이동하고 머무는 공간을 자기 집으로 생각했다. 그가 움직이는 영역이 대체로 50–100만평 정도여서 그는 자신이 매우 거대한 집에서 산다고 생각했다.”
“한 사람의 정체성은 그 사람이 살고 있는 장소에 의해 규정된다. 나는 지구인이고 한국인이고 서울 사람이고 서초구 주민이다. 인간은 구체적인 공간에서 자신을 구성한다. 나의 공간이 내가 확고한 일체감을 느끼는 공간이라면 그것은 그 공간에 대한 나의 감각을 통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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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페레토 × 김그린, 「알려지지 않은 서울 이야기」
“서울 혹은 서울 사람들이 도시의 특별함을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법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도시를 다른 도시와 비교하려고 합니다. … 저는 비교라는 것은 긴장 상태를 조성할 때에 유용하지 균일성을 갖추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의 건축 실무가 건축의 형태에, 즉 컨템포러리한 건축물처럼 보이려는 생각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 건축가에게는 사회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저는 그 책임이 현재 건축물의 형태와 파사드에만 치중되어 건축가에게 가장 중요한 윤리가 사라진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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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정진서, 정인성, 「가능성의 접점: 마음의 거실」
“우리의 일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비일상적인, 우연한, 얕은 만남에서 새로운 만 남의 가능성이 가득한 것이 아닐까? … 무조건적인 ‘함께’가 불편한 사회 구성원들도 새로운 방식으로 ‘함께’ 모이는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마음의 거실’은 물리적으로 집에 거실을 갖지 못해 밖으로 나가야 하고,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상징적 치유와 소통의 공간이다. … 적절한 거리의 관계를 맺으며, 이런 행위의 반복으로 거실을 소유하는 가상의 경험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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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현, 「넥스토피아적 공공영역을 향하여 – 우주에서 지상으로」
“그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은 물리적으로 내 앞에 있는 장소가 아니라, 나와 관계없고 멀지만 방문할 수 있는, 갈망하고 열망하는 거리와 도시다. 마음속 물리적 장소의 상징은 여행지에서 자신이 경험했던 장소들을 결합한 몽타주적 가상의 장소가 대신 차지한다.”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은 신비롭기까지 한 경험이다. … 함께하는 타인에 대한 존중을 공유할 수 있는 시대를 우리는 맞이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 타인과 나, 그리고 우리의 공간을 존중하는 ‘공간사용법’에 대한 에티켓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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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2010년 이후의 서울에서 만들어지는 건축 혹은 건축적인 것에 대하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롯데월드타워가 문을 열었다. … 두 건축물은 압도적인 규모와 자본력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 영등포의 빈 건물에서 69명 작가의 150여 개 작품을 선보이는 작은 아트 페어를 표방하는 전시가 열렸다. … 베니스건축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한국관 전시는 … 서울의 현재를 있는 그대로 전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 이에 화답하듯 다음 해 서울에서는 서울건축문화제와 더불어 오픈하우스서울을 위시한 다양한 문화 행사들이 개최되었다.”
“지난 십 년간 문화 예술의 다양한 영역들이 건축과 만나며 자신을 드러냈듯, 한국 건축계는 이제 그 영역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 시험해 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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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원화, 「건축과 미술 사이에서: 미술관 건축을 전시하기」
“미술관 바깥으로 나가서 주변 공간들을 조사하고 관객 답사 프로그램을 구성한 도시 건축 축제 오픈하우스서울의 접근 … ‘보이드’를 건축물이 점유하지 않는 빈 공간으로, 건축물의 윤곽선을 형성하는 동시에 건축물과 동등하게 형태와 기능을 가질 수 있는 건축적 대상으로 접근했다.”
“건축가는 시점과 스케일을 바꾸어가며 건축물을 하나의 대상처럼 이리저리 돌려보고 변형해본다. 그러나 사용자에게 건축은 언제나 자신을 에워싼 환경으로 주어져 있다. 사용자를 건축가의 시점에 탑승시켜서 그가 설계한 ‘공간’ 을 실제로 보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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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환상부동산」
“대항적 투어리즘이란 작가이자 퍼포머인 크랩 맨(Crab Man)이 만든 용어로, 패키지 관광 산업이 유적들을 보여주는 방식에 의문을 가지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장소를 보는 방법을 변화시키는 일종의 전술이다.”
“이 이벤트는 도시에 남아있는 근대공간의 건축적이고 구조적인 개념 사이에 새겨진 개인과 역사의 탈연대기적 이야기 발굴과, 사회의 중층적 의미 사이의 공통점을 발견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었다. 서울 한강변에 분포된 패밀리마트를 이정표 삼아 양화진을 탐사한 경험이 이벤트를 기획한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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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정림건축문화재단 hello@jungli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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