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새 주인에 의해 기조가 바뀌고, 메타가 그 혼란을 틈타 혼종 SNS 스레드를 ‘급히’ 런칭하면서 수년간 안정적이었던 소셜미디어 판이 다시 소용돌이치고(엉망친창이 되고) 있습니다. 덜 알려져 있지만, 트위터의 클린(혹은 성골) 버전이라고 볼 수 있는 블루스카이라는 SNS도 얼마 전부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스레드는 누구 말대로 “트위터처럼 생긴 페북”인데 인스타그램에 종속되어 있기까지 하니 ‘혼종’스럽습니다. 아시다시피, 페이스북은 오래전 인스타그램을 인수했고 (그리고 오랫동안 방치했고), 코로나로 메타버스가 유행하던 시기에 사명을 ‘메타’로 바꾸며 메타버스 사업에도 뛰어들었죠. 그리고는 메타를 중심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통합(했지만 아직도 따로 노는) 광고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번에 그 말단에 스레드를 붙인 상태입니다. 메타가 제국처럼 소셜미디어 세계를 점령해 가고 있는 와중에 트위터는 자중지란과 자승자박에 갇혀 점점 망조가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온갖 조롱과 한탄이 섞인 짤이 인터넷에 매일매일 생성되고 있기도 합니다.) 틱톡, 스냅챗, 링크트인 등이 세계적으로는 꽤 점유율을 확보했고, 경우에 따라 밴드, 카카오스토리, 왓츠앱, 위챗 같은 메신저까지 소셜미디어 통계에 포함하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가 적당히 분할 통치하던 곳이 국내 소셜미디어의 세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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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신문 뉴스레터 앞머리에 왜 이런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느냐고요? 건축신문이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에 전자 지면으로 발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셜미디어 채널은 건축신문의 배포망입니다. 종이책의 배포망이 곳곳의 서점과 인터넷 서점이고, 전자책의 배포망이 인터넷 서점과 포털 사이트로 연결된 유통망인 것처럼요. 건축신문이 웹으로 전환되었다는 것은 책의 발행뿐 아니라 배포까지 완전히 인터넷으로 옮겼다는 뜻입니다. 인터넷에서의 (무료)배포는 (유료)유통망을 의지하지(이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전자 정보의 네트워크의 활성에 기댑니다. 충분한 수의 이용자들에 의해 상시 활성 상태의 네트워크가 자체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인 상태이지만, 건축신문은 아직 그 궤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셀프 배포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인터넷상의 모든 것이 같은 운명이지요.) 소셜미디어의 지각 변동과 채널 변화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왜 그렇게 어렵고 피곤한 길을 선택했냐고요? 그 이야기를 설명하려면 뉴스레터를 몇 장 더 써야 할 테니, 그 얘기는 지난 편지함을 뒤져봐 주세요. 언제 또 하소연할 기회(핑계)가 생기면 한바닥 쓰겠습니다. 🤖 커피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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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신문 33호에는 <등장하는 건축가들 4>를 담았습니다. <등장하는 건축가들>은 젊은 건축가를 초대하여 ‘당신은 어떤 건축가입니까?’를 묻는 포럼이자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지난해 진행된 시즌 4에서는 노말, 갓고다, 씨드하우스, 인로코, 제로리미츠, 공기정원을 만났어요. 여섯 팀의 건축적 배경과 관심사, 특기는 물론이고 국내 건축계 여러 이슈에 관한 입장과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서문에 적었듯이, 시즌 4 건축가에게는 기본 질문에 더하여 소셜미디어나 매체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갈수록 자기표현이 중요해지는 요즘, 젊은 건축가들이 제각각 다양한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건축신문 33호에서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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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이 시리즈의 시즌 5 포럼이 진행중입니다. 지금 만나고 있는 건축가들이 궁금하시다면 포럼앤포럼에서 참가 신청해주세요. 그리고 ‘등장하는 건축가들’ 시즌 1~3의 기록인 건축신문 22, 24, 26 링크도 아래에 붙였습니다. 요즘 젊은 건축가를 더 많이, 더 넓게 알고 싶다면 함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 활자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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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 건축가: 조세연, 이복기, 최민욱, 권이철, 최윤영, 백상훈, 강승현, 김나운, 김종서, 임명기, 신민지
- 편집: 심미선, 김상호
- 기획: 정림건축문화재단
- 사전 인터뷰: 2022.5.18~6.15
- 포럼: 2022.7.13~8.23
- 발행일: 202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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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하는 건축가들>은 “당신은 어떤 건축가입니까?”를 주제로, 최근 눈에 띄는, 혹은 알려지지 않았던, 그동안 궁금했던 젊은 건축가를 만나는 자리입니다. 각 팀의 결성 배경, 경험, 작업, 관심사, 지향점 등을 함께 묻고 답하는 포럼과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반복이 아닌 누적을 목표로 동시대 젊은 건축가를 기록하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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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시즌(2022)에는 여섯 팀, 노말, 갓고다, 씨드하우스, 인로코, 제로리미츠, 공기정원을 만났습니다. 같은 시대의 같은 세대로 묶여있으나 들여다 볼수록 개성이 뚜렷한 이들과 묻고 답했습니다. 1장 ‘당신은 어떤 건축가인가’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2장 ‘지금 젊은 건축계’는 건축계 현황에 관한 각자의 답변을 추려 정리하였습니다. 신진 건축가의 생각과 고민, 꿈이 궁금한 분에게 <등장하는 건축가들> 시리즈의 일독을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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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프로젝트를 할 때는 한 명이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고, 다른 한 명이 팀원이 된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제3의 눈으로 지켜본다. 서로 살아온 배경과 경험이 다르고, 각자의 능력이나 레퍼런스도 다르기 때문에 같이 공유하고 상호보완할 수 있다. (...) 현시점의 지향점은 ‘익숙함 속의 새로움’을 풀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셋인 만큼, 그 안에서 각자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그로부터 또다른 새로움을 발견하고, 이 고민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최민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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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말은 ‘평범하다’는 의미의 영단어 ‘NORMAL’에서 R을 들어내고 ‘노말’이라는 발음만 차용함으로써 일상 속 평범한 요소를 살짝 틀어 새롭고 비범한 공간을 만들겠다는 뜻을 담은 이름이다. 건축은 사람이 채워감으로써 완성되는 좋은 그릇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열린 건축가 집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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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적호재 “내부는, 우리의 다른 작업에서도 드러나듯이, 공간의 높낮이를 조절하여 공간감을 극대화하는 시퀀스를 활용했다. (...) 우리는 공간을 모두 열어 연결하는 디자인을 선호한다. 그래서 이 집에서도 바닥과 천장이 이어지도록 계획했다. 미닫이문으로 경계를 짓더라도 바닥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확장 가능성이 있고, 화장실 세면대나 욕조 공간도 문은 있지만 상부를 벽으로 완전히 막지 않아 천장이 이어지게 했다.” - 조세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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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린 그림이나 내가 쓴 책은 내 이야기이고, 권 소장이 쓰는 책이나 연구는 옛날 아파트라는 구체적인 대상이 있다. 근데 건축은 건축주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다. 우리의 가치관이나 관심사를 주입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생각과 일상을 담아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연구를 깊이 한다. 그러다 보니까 취미 생활과 건축이 서로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고, 자칫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에 위치하게 될까 두렵기도 하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모두 제대로, 열심히 하고 싶다.” - 최윤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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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고다는 가꾸다의 옛말로 ‘건축과 그 밖의 것들로 도시와 건축을 가꿀 수는 없을까’란 스스로의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시작한 건축사사무소다. 건축주의 요구를 주어진 대지에 맞게 공간과 취향으로 편집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탐구한다. 건축주를 설계과정에 참여시키는 것을 중요시하며 참여 프로세스를 통해 ‘맞춤 건축’을 하려 한다. 그리고 건축을 글과 그림, 공공미술로도 옮겨 연구가, 작가, 화가 등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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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이천 단독주택 오롯한가 “큰 비용을 투입해야만 좋은 집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 싶어 오히려 세세하게 설계했다. 여기엔 도면 품질이 좋으면 어떤 시공사가 와도 웬만한 수준으로 집을 지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공사는 어쩔 수 없이 말도 안 되는 낮은 금액으로 계약해 진행하게 되었고, 예상대로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도면이 정확하고 디테일하면 결과물이 평균 이상으로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 최윤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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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도시건축에서 일할 땐 공간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고, 노출콘크리트를 주재료로 썼기 때문에 다양한 재료를 다뤄볼 기회가 없었다. 이제는 우리만의 무언가를 찾아야 하니까 의도적으로 여러 가지 재료를 많이 다뤄보려고 한다. 새로운 재료 실험에는 위험 부담이 따르게 되는데 시공 과정에서 뭔가 잘못되면 설계를 잘못한 것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우리가 치른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나는 그게 어찌 됐든 한 번은 거쳐야 하는 경험의 과정이라고 여기고 감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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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드하우스(S.E.E.D haus)는 건축이 가지는 의미를 건축을 만드는 사람들과 경험하는 이들과의 관계, 그리고 건축물이라는 물리적 실체가 존재함으로 발생하는 주변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 내고자 한다. 어렵고 거창한 형이상학적 담론보다 좀 더 작고, 낮고, 친숙하고, 친절하며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관계를 고민하는 작업을 함으로써 사회적 역할을 하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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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S.A.L.T. 하우스 “디자인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을 실현해 본다는 차원에서 도전적으로 일했다. 이런 결과물이 하나쯤은 있어야 그 이후의 일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설계만 1년 가까이 했고, 재료 스터디나 업체 조사를 많이 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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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설계할 때 일관된 태도가 있다면, 디자인 빌드, 설계자가 공간의 완성 수준을 끝까지 책임지는 게 건축 설계의 중요한 본질 중 하나라는 입장이다. (...) 지금까지 공공건축, 공공 인테리어, 협소주택, 땅콩집, 다세대 다가구 등 계속 다른 유형의 작업을 해왔다. 경험의 폭이 무한정 넓어지지는 않겠지만, 아직 개소 10년이 안 되었으니 새로운 경험을 지속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공공건축에 꾸준한 관심이 있고, 그다음에 해보고 싶은 것은 빌딩 전체의 구조적인 시스템이나 공간 단위들의 연속적인 시스템이다.” - 강승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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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로코(IN LOCO)는 “원래 자리에, 제 자리에” 라는 뜻으로 다양한 건축 요소와 가치의 가장 적합한 자리를 찾으려는 바람이 담겨있다. 자기 자리에 놓인 요소가 그 주변과 구축하는 진솔한 관계를 지향하며, 이를 위해 재료 표현과 공간 안팎의 눈높이 장면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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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남원 월락동 다가구주택 “건축가가 생각하고 책임져야 하는 업무를 A부터 Z까지 원하는 만큼 충분히 고민해 본 작업이라는 면에서 가장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 ‘요즘 시대에 가족을 위한 공간은 어떤 형태일까’라는 질문에 규모나 성질이 다른 공간이 응축되어서 공존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일 것으로 생각했고, 어느 정도 실현된 것 같다.” - 강승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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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계획’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발명하는 일이 아니라 ‘찾아가는 과정’이다. 땅이 갖고 있는 조건이나 건축주가 요구하는 것들, 우리의 아이디어를 과정 속에서 계속 만들어봐야 된다. (...) 그래서 우리는 전략적으로 첫 인터뷰를 굉장히 오래, 자세히 한다. 어떤 취미가 있는지, 가족 구성은 어떤지, 어떤 사람들을 초대하는지, 어떤 물건이 많은지, 가구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등등을 정리해둔 인터뷰지를 따라 대화를 나눈다. 그 답변들로부터 방향을 찾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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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리미츠는 건축과 디자인의 가치를 유지하는 최소한의(minimum) 한계와 경계를 탐구하는 것을 지향한다. 넘쳐나는 것들로부터 소외된 곳(space), 삶(life), 필요(need)에 건축가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며, 좋은 건축과 디자인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일상의 소중함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디자인을 시작한다. 가치가 0(zero)이 되지 않는 최소한(limits)을 지켜내는 노력은 언제나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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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하도리 돌집 “이 땅[제주]에 순응하고 공존하기 위해서는 여기에서 살아남은 재료를 써야겠다는 판단을 했다. 그렇게 해서 집이 망가지지 않고 주변과 어우러지며 서서히 나이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 우리 건물은 초창기에 태풍으로 인한 탈락이나 약간 녹슨 것 이외에는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결국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가치를 만드는 것은 그 땅의 해석으로부터 비롯한다는 인사이트를 얻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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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무소 이름에서 ‘공기’는 공간을 의미한다. 누군가에게는 공간이 벽체를 세워서 구획한 결과일 수 있지만, 우리는 공간을 채우는 분위기, 공간에 흐르는 ‘공기’를 만들고자 한다. 그것이 공간의 본질이자 콘셉트(이야기)라고도 생각한다. 그리고 ‘정원’은 구현에 대한 이야기로, 사람들이 집 안에서 손수 가꿔나가는 정원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일들을 소박하게 가꿔나가겠다는 뜻을 담았다. 즉 ‘분위기를 가꾸다’가 우리 이름에 담긴 뜻이고, 공간의 본질을 구현하겠다는 취지를 표현한 것이다.” - 임명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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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정원은 ‘분위기를 가꾸다’라는 모토로 공간을 만든다. 공기정원은 겉으로 보이는 표피가 아닌, 대기의 공기처럼 그 자리에 감도는 기분이나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 공간과 사람 사이의 소통에서 생겨나는 그 무엇을 고민하며,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범위의 공간을 가꾸어 나가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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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오른 “바다에서 제주도가 솟아난 것처럼, 오른도 매스 주변에 수공간을 함께 조성했다. 내부 공간도 층의 구분 없이 옥상까지 쌓아 올린 느낌을 강조했다. 이처럼 오름이라는 하나의 개념으로부터 계속 쌓아 올리는 것을 일관되게 강조한 이유는, 우리가 사용자의 직관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 임명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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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하는 건축가들
참여 건축가: 김효영건축 / 스키마 / 이와임 / 오헤제 건축 / 오드투에이 / 코어건축 / 아에아 / 건축사사무소 몰드프로젝트 / 보편적인건축사사무소 / 구보건축 |
등장하는 건축가들 2
참여 건축가: 그라운드 / 다이아거날 써츠 / IDR / 요앞건축 / H2L / 서가건축 / moc / 권경민건축 / 원더 아키텍츠 / 소수건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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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하는 건축가들 3
참여 건축가: 피그 / 포머티브 / 설계회사 / RoA / 오피스아키텍톤 / mmk+ / 아키후드 / 바운더리스 / 지요 / BUS / 이심전심 / 바래 |
등장하는 건축가들 4
참여 건축가: 노말 / 갓고다 / 씨드하우스 / 인로코 / 제로리미츠 / 공기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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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정림건축문화재단 hello@jungli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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