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벗고 걸으니 봄볕에 반짝이는 얼굴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동안 사람들은 눈빛으로 말한다고 생각했는데, 입 모양이야말로 표정을 완성하는 핵심이라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건물의 입면도 다시 보입니다. 예전에는 창문 모양과 입면 재료만 유심히 보았었는데, 요즘은 문의 무게와 회전반경, 문턱을 자세히 보게 됩니다. 문고리를 잡고 여는 순간 이 집이 사람을 어떤 표정으로 반기는지 상상하게 되지요. 어쩌면 제가 네 살 꼬마의 손을 잡고 길을 걷는 일이 많아 이런 부분을 더 자세히 살피게 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꼬마는 어제도 우유를 들고 걷다가 연석에 걸려 넘어졌어요. 어린이의 부주의 탓이지만 키가 100cm도 되지 않는 꼬마에게 자기 무릎 언저리까지 오는 턱이 높기도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도시의 곳곳에 부딪힐 때마다 입꼬리가 처진 채 자신을 내려다보는 어른의 근엄한 눈빛을 떠올리는 건 아닐까, 헤아려봅니다. 이렇게 얼굴과 표정을 생각하며 걸었던 적이 있나 싶은 요즘입니다. 오늘 목적지로 향하는 길에 건물과 도시의 표정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활자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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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림학생건축상 2023은 ‘취향거처, 다름의 여행’이라는 주제로 가까운 미래의 여행과 그 공간을 그려보았습니다. 누군가의 특별한 순간을 마련하기 위해 일상을 살펴보고, 우리의 삶에 무엇이 결핍되었으며 그것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 무엇으로부터 탈피하여 어떤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할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건축의 가능성과 의미에 대해 탐구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최근 건축 시장에서 새로운 영역으로 급부상한 스테이라는 유형을 다각도로 알아보고, 건축가의 업무 영역에 대해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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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4일 공개 심사를 통해 결정된 수상작은 대상 5개 팀, 특별상 1개 팀, 입선 9개 팀으로, 섬이나 염전, 간척지와 같은 특별한 장소에서의 시간을 제안하는가 하면, 도심에서의 휴식이나 철학적 탐색, 지역 산업과 연계된 여행 등 색다른 경험을 통해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여정을 그려내기도 했습니다. 수상작은 현재 정림학생건축상 웹사이트와 정림건축문화재단 유튜브에 공개되었으며, 추후 <건축신문>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기나긴 여정을 마친 수상자 모두에게 다시 한번 축하 말씀을 전하며, 이들이 꿈꾸는 여행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활자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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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하루의 탄생
박희준, 강민정, 장예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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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나홀로 왔섬
문용제, 서홍승, 정서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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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상] Holo_lighthouse
이정준, 박민서, 길태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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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완연한 얼굴을 마주하게 된 건축학교도 부지런히 씨앗꿈 과정을 준비했습니다. 올해 건축학교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나쁜 건축’으로, 6-7세 친구들에게 ‘나쁜’이라는 형용사가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지를 차근차근 살펴볼 예정입니다. 나쁨의 다양한 얼굴들을 살펴보기도 하고, 그렇게 탐구해본 나쁜 것들이 정말 사라져버린 도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알아보는 수업으로 구성했습니다. 나쁜 것이 다 사라져버린 세계는 과연 ‘좋은 세계’가 될 수 있을까요? 2023년에도 흥미진진한 씨앗꿈 과정은 4월 19일부터 신청받습니다! ✒️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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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챈 분도 있겠지만, 우리 모두 마스크를 벗은 김에 뉴스레터에도 이름표를 달기로 했습니다. 재단의 아침을 커피 향기로 채우는 ☕커피머신, 조용히 핵심을 꿰뚫는 🧉마떼, 넘치는 활력으로 건축학교를 이끌어가는 ✒️교장, 반짝이는 미소와 다정한 목소리의 ✨3반담임, 그리고 이 레터를 마무리하고 있는 ⌨활자공이 정림건축문화재단의 소식을 전합니다. 누가 이 편지를 썼을까 궁금하다면 글 끝에 붙은 이름표를 확인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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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정림건축문화재단 hello@junglim.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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