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점검'은 2010년 전후 무렵 젊은 건축가로 호명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중진 건축가의 심층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건축가로서의 깊이와 여유가 묻어나는 한편 여전히 치열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그때와 지금, 다가올 미래를 묻습니다. 그리고 건축가 개인의 관심사를 확장하여 건축계에 산재한 이슈를 함께 이야기합니다. |
- 인터뷰이: 이정훈
- 인터뷰어: 김상호
- 원고화: 심미선
- 편집: 심미선, 김상호
- 기획: 정림건축문화재단
- 인터뷰 날짜:
(1차) 2021년 10월 14일 (3차) 2022년 5월 13일
- 포럼 날짜:
2021년 12월 7일 (2차 인터뷰)
- 발행일: 2022년 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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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건축가는 조호, 이정훈입니다. 이정훈은 진취적인 태도와 입장을 지닌 건축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힙니다. ‘디지털화된 디자인 기계’를 적용한 설계 방법론으로 물성을 실험하고, 공예적이고 감각적인 면모를 결합하는 디자인 정체성을 갖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스킨에 집중하며 건축적 실험을 지속하다가 플랫폼엘로 전환점을 맞이했고, 최근 준공된 설해원 클럽하우스에서는 그동안 축적한 재료와 구법 데이터베이스를 총동원하여 복잡한 요구 사항을 풀어냈다고 합니다. 이정훈은 새로운 작업을 할 때마다 한국성이라는 과제를 잊지 않고 자신만의 답을 내려 노력하고, 더 나아가 보편성을 획득하고자 합니다. 그런 한편, 국내 건축 생태계에서 생산 방식이 품고 있는 문제는 건축가 그룹에서 이끌며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는 견해를 밝힙니다. |
(조호의 건축)
- 건축가 빌드업
자기 통제 / 화두를 좇아서 / 부하 테스트 / 시스템 준비
- 오퍼레이팅 시스템
튜토리얼 현상설계 / 집단지능 라이브러리 / 디지-로그 인터페이스 / 시스템 로그 출판
- 데뷔, 전환, 최신
스킨에서 볼륨으로 / 전환점: 플랫폼엘 / 야심작: 설해원 클럽하우스 / 도전, 탄소배출 저감 설계
(지금 건축계)
- 건축산업계의 지병들
퇴보한 설계 대가 / 더딘 기술 개발 / 조급함과 진부함 / 상품성의 부재
- 한국성
방기된 질문 / 사소한 것으로부터 / 세계 보편의 것으로 / 해외 프로젝트 하기
- 건축 문화 진단
분열된 사회 정체성 / 경색된 방법과 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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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해원 클럽하우스는 벽돌을 제외한 모든 건축 재료를 사용했고, 지금까지 경험해본 모든 구조 설계 경험과 지식을 동원했던 리모델링 프로젝트다. (...중략...) 하나의 소재로 하나의 공간을 끌어내기보다 복합적이고 다양한 이야기를 엮어내는 방향으로 풀었다. (...중략...) 전면 입구에 마치 한옥처럼 음각으로 캐노피를 만들었는데, 기존 박공지붕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자 형태로 연결했다. 마치 모던한 디테일로 해석한 서까래처럼 보이도록 의도했다. (...중략...) 철골, 철근콘크리트, 목조, 금속, 노출콘크리트, 석재를 모두 활용한, 종합세트 같은 프로젝트다. (...중략...) 과거에 일관성, 완결성을 중시했던 태도에서 약간 전환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소재를 써도, 내가 원하는 스토리를 지켜가면 된다. 그런 부분은 새로이 시도했다." |
"플랫폼엘은 조호의 전환점이었다. 첫 번째 이유는 공사비다. 건축주가 요구하는 퀄리티를 낼 수 있는 규모였다. 그 덕분에 좋은 건설사인 제효와 일할 수 있었고, 창호, 금속, 콘크리트, 바닥재, 외장재 등 모든 공정에 있어서 국내에서 손꼽는 업체와 일하는 계기가 되었다. (...중략...) 관점에 따라서는 완성도가 미흡할 수 있지만, 국내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 작은 프로젝트지만 굉장히 난이도가 높았고, 그 과정을 통해 업그레이드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플랫폼엘이 미술관이다 보니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고, 그걸 통해서 다른 일도 수주할 수 있었다. 조호가 크게 한 번 도약한 시점이었다." |
(헤르마 주차장) "건물의 스케일에 따라 작업의 초점이 달라진다. 초창기 작업에서는 재료 유닛 결합에 신경을 많이 썼다. 차츰 큰 프로젝트로 넘어가면서 스킨 전략을 볼륨으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바뀌어갔다. 처음에 주차장이라는 특이한 프로그램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아주 작은 땅에 최저가로 건물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주차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바꾸지 않는 이상 주어진 대지 내에서 동선이나 볼륨은 손댈 수가 없다." |
재단법인 정림건축문화재단 hello@jungli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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