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는 여러분이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아직 그런 수준의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가 탑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술이나 정보가 아무리 고도화되어도 알 수 없을 겁니다. 우리 자신도 스스로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니까요. 그저 자신의 ‘선호’나 '인지'를 보통 그것을 아는 것이라고 여깁니다. 수집되는 쿠키나 반응 통계는 그 산출물이고, 대단하다는 구글과 페이스북의 광고 알고리즘도 기껏해야 내가 어제 주문한 물건을 다시 보여줄 뿐입니다. 모두 과거의 선택을 강화하는 거죠. 몇 자 안 되는 글로 너무 단순화하고 평가절하한 것이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얼마 전 읽은 SF소설에는 대중 사기술에 능한 초능력 사기꾼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그는 상대의 생각과 행동을 정확히 맞추고 미래를 예언하기도 하는데, 실상은 모두 수집된 정보에 따른 오차 범위 내의 추정입니다. 이처럼 정보 수집과 가공 능력이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초능력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AI나 빅데이터 같은 용어에 우리가 주입하고 있는 주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 하면, 독자 여러분이 원하는 정보와 소식을 뉴스레터에 더 담고 싶은데 그런 마법 같은 초능력이 없기 때문에 직접 물어보려고 합니다. 당신은 무엇이 궁금한가요?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아카이브 김종성 컬렉션과 목천건축아카이브 종합건축 컬렉션 등 기관의 컬렉션 목록을 담은 자료집이 발행되었습니다. 아카이브 자료집은 지속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디지털 목록과 함께 자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목록화의 결과물이 다양한 형태로 생산될수록 아카이브가 수집 단계에서 활용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아카이브라는 행위와 가치에 대한 담론도 국내 문화예술 아카이브 논의가 본격화된 2010년 전후부터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건축 분야 아카이브에서는 목천건축아카이브, 국립현대미술관, 김중업건축박물관, 서울도시건축센터 등이 각자의 성격과 목표에 맞게 자료를 수집하고 축적해나가는 중입니다. 2025년 개관 예정인 국립도시건축박물관은 건축 자료의 수집 방향과 관리 절차를 마련하는 등 아카이브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건립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카이브를 건축 현장에서 활용하는 경우는 리모델링이 대표적입니다. 기존 건물 자료를 충분히 수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리모델링 시점에 건물 데이터를 정리하는 아카이빙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아카이브는 먼지 쌓인 서고가 아니라,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생산의 기지로, 그 수많은 점을 이어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개인의 예술성이 아니라 조직에 의한 설계와 집단 협업을 내세워 한국 최대의 설계 집단을 일군 정림건축의 설립자 김정철의 생애와 건축 작업을 조명한 책입니다. ‘외환은행 본점’, ‘전주서문교회’, ‘둔촌주공아파트’ 등의 작업을 남긴 김정철은 기념비적 건축을 추구한 아틀리에 계열 건축가들과 다른 길을 걸었는데, 그것이 산업화 시대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2018년 베니스비엔날레 제16회 국제건축전 한국관 전시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을 위한 공식 영문 도록을 2019년 귀국전에 맞춰 재편집한 한국어판 도록입니다. 전시는 세운상가, 구로 엑스포, 여의도 마스터플랜, 엑스포70 한국관을 비롯해 삼일고가,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 중문관광단지, 보문관광단지 등 한국의 주요 개발계획을 주도했으나 그동안 시야에서 사라져 있던 한국종합개발공사(KECC)의 활동을 재조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