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짝달싹할 수 없이 꽉 짜인 제도의 틀 안에서 한 해에 1,000개가 넘는 공공건물이 새로 생긴다고 합니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크고 작은 도시에도 해마다 30-40개, 수도권에는 300-400개의 공공건물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처음 공공건축 제도가 세워지던 2015년 무렵부터 세면 지금까지 대략 1만 개의 공공건물이 지어졌습니다. 그동안 봐온 이런저런 공공건물 수천 수만 개가 정말로 필요했던 걸까요? 거기에 들인 온갖 노력, 시간, 자원, 재원은 우리 삶을 정말 풍요롭게 만들고 있을까요? 그것들을 관장하고 있는 공공건축 제도는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요? 지난 2024년 공공건축지원센터 설립 10주년을 핑계 삼아 공공건축 제도를 둘러싼 여러 목소리를 들으며 떠올렸던 물음입니다. 그리고 결국 제도도 문화의 산물이고, 문화도 제도의 산물이라는 돌고도는 생각에 빠졌습니다. 공공건축의 제도와 그 수행 도구인 설계공모에 대해 논의했던 2024년 <당선작들, 안녕하십니까>의 기록을 이제서야 마무리지었습니다. 🤖김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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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공공건축의 요건 - 김하나, 김상호, 김용국, 남성우, 김영현
- 건축설계공모 관리 용역 - 김명규
- 지어지지 않을 계획들: 설계경기 기록의 목적 - 정평진
- 설계공모에 대한 아홉 개 질문 - 김명규, 정평진, 엄운진, 김상호
- 바람직한 설계공모: 의성성냥공장 - 이정희, 이훈길, 정귀원
- 바람직한 설계공모: 남쪽 바다 모여드는 집 - 남소영, 윤근주, 최지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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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공모 이전의 일들 - 엄운진
"이런 내용을 다 빼고 설계공모라는 것만 들여다보면 공모의 공정성에 대한 이야기만 하게 되는 것 같다. 무엇을 위해서 공정해야 하는지, 궁극적으로 누가 잘못하고 있는 건지를 놓치고, 심사위원들만 잘못한 것처럼 이야기하게 된다. 그러면 안 된다. 사업을 발주하는 발주처가 생각을 똑바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건축 정책도 마련하도록 정해져 있는데, 제도만 있고 정작 정책의 방향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장의 추진 사업에 대해 시민이 이야기도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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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축 설계공모, 기획에도 설계도가 필요하다 - 이정인
"공모 기획 단계에서부터 생기는 문제가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공모 초기 과정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공공건축물의 발주처가 공공기관인 만큼, 공모 기획 역시 담당자나 기관장이 책임져야 하는 영역이다. 건축가는 공공기관이 제시한 설계 지침을 바탕으로 사업을 이해하고, 그에 알맞은 방향으로 설계를 구상한다. 따라서 공공기관은 사업 추진 명분과 건축물이 수행해야 할 역할을 사전에 설정해야 한다. 이것이 기획 단계가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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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공공건축의 요건 - 김하나, 김상호, 김용국, 남성우, 김영현
"공공건축 관련된 제도들이 결국 이런저런 것을 시범적으로 공공에 적용해서 민간으로 확산해나가고자 하는 취지를 갖고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오히려 이런 공공건축물의 모습들이 여러 제도로 인해 획일화되거나 표준화되는 면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그 부분에서 이런 연구기관에서 공공성과 관련해 우리가 만들어놓은 제도들의 명암, 성과, 한계 등을 살피게 되고, 나쁜 공공성을 만드는 제도들을 개선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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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설계공모 관리 용역 - 김명규
"설계지침은 별거 아니고, 일단 당선자를 뽑고 나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바꿀 거라는 태도를 자주 보게 된다. 그런 식보다는 지침을 진정으로 발주처가 원하는 내용으로 구성한다면 훨씬 더 공정하고, 좋은 공모를 진행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지침서 내용들은 1990년대부터 복사, 붙여넣기해 들어가는 내용들이다보니 실질적으로는 필요 없는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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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지지 않을 계획들: 설계경기 기록의 목적 - 정평진
"2017년부터 심사평이 공개되었으나, 읽을 수가 없는 심사평도 많았다. 공개하라는 취지는 좋았지만, 지금까지도 이것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설계 경기 기록원 서비스 초기만 하더라도 전국의 모든 공모전에 당선작과 입상작 심사평을 수집해서 디지털화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나하나 타이핑을 해서 말이다. 결과적으로는 불가능하기도 했고, 효용성이 없었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심사평 단계까지 들어가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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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공모에 대한 아홉 개 질문 - 김명규, 정평진, 엄운진, 김상호
"전국을 다 합해서 500명도 쉽지 않을 거다. 양질의 심사위원이 있어야 양질의 설계안을 뽑을 수 있지 않겠나? 이런 상황에 공정성과 투명성만 가지고 설계공모가 가진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조금씩이라도 올리는 것이 좋은 해결 방법일까? 아주 극단적으로 다른 해결방법을 고려해봐야 할지 않을까? 예를 들어, 우리가 가진 양질의 심사위원 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설계공모를 진행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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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성냥공장 - 이정희, 이훈길, 정귀원
"다른 사업과는 달리 전체 사업비의 최대 20%까지 경상 비용을 책정할 수 있었다는 점이 독특했다. 그래서 본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추진단을 구성할 수 있었다. 정책에 경상비라는 항목을 넣었다는 것은 그만큼 하드웨어에 치중돼 있던 기존 공공건축의 조성 과정과 달리 미리 고민하고, 공부하라는 의미다. 성냥공장을 어떻게 활용할 지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에 의성에서 이 성냥공장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알아볼 시간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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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바다 모여드는 집 - 남소영, 윤근주, 최지백
"우리는 제안서를 굉장히 열심히 읽는다. 이 안에 숨어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보려한다. 특히 과업지시서와 함께 살피면 더 명확하게 보인다. 과업지시서에는 공무원의 속마음이 다 들어 있다. (...) 당선됐다가 이 과업을 하려고 보니 너무 과다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듣곤 한다. 너무 과다한 업무는 줄여나갈 필요가 분명 있지만, 이 업무들을 왜 하려고 했는지를 읽어내는 게 중요하다. 뭐가 걱정됐길래, 뭐가 필요했길래 이런 과업을 요구할까 생각해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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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문화의 산물 - 김상호
"제도로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제도가 볼 수 있는 곳이 있고 볼 수 없는 곳이 있다. 어느 선까지는 제도의 손에 이끌려 다다를 수 있지만, 그 너머부터는 자율과 선택, 논의와 합의의 영역이 펼쳐진다. 다시 문화의 영역인 것이다. 그곳에서는 문화의 산물이었던 제도가 다시 분해되어 흙으로 돌아가고 다음 문화가 싹트는 토양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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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정림건축문화재단 hello@jungli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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