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뉴스레터를 썼다가 곧이어 새해를 맞이하는 뉴스레터를 쓰니, 이랬다저랬다 정신 나간 사람 같습니다. 하지만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건 늘 찰나의 순간이죠. 그 순간 잠시 정신을 놓았다가 다시 자세를 고쳐잡고 조금 전, 어제, 지난주에 하던 일을 계속합니다. 새 페이지는 어떤 핑곗거리와 기분전환이 됩니다. 살짝 무섭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합니다. 그럴 땐 이전 페이지를 보면 됩니다. 거기엔 뭔가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를 다시 불러올 수도 있고, 거기 없는 것을 새로 쓸 수도 있습니다. 그사이에 무수한 선택지와 가능성이 있고, 새 페이지에는 그 모든 것이 허락됩니다. 그것이 새해가 우리에게 주는 멋진 선물입니다. 재단은 올해도 포럼을 열고, 신문을 내고, 학교를 돌리고, 공모전을 엽니다. 해오던 대로, 혹은 완전 새롭게, 그리고 분명히 이전과 다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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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미나는 건축 이론의 핵심 텍스트를 미학과 철학 등 관련 텍스트들과 나란히 읽습니다. 이 독해는 서구 건축 이론의 정전을 회고적 시선으로 재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건축 이론이 딛고 서 있는 토대를 밝히고, 보편적이라고 여겨져 온 이론의 역사적, 정치적 배경을 드러내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비트루비우스의 <건축십서>를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체계로 읽어 고전주의의 의미를 재검토하고, 18-19세기에 불거진 텍토닉 논쟁을 관념론 미학과 견주어 읽음으로써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는 텍토닉에 대한 이해를 넓힙니다. 또 20세기 아방가르드와 모더니즘을 둘러싼 쟁점을 재조명해봄으로써, 지금까지 계속해서 반복되는 물음인 건축과 사회의 관계를 고민해봅니다. 이론에 대한 재독해는 현재에 대한 시선과 결코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만 건축 이론의 무효성, 건축의 비참조성을 주장하는 비정치적이면서 철저히 정치적인 최근의 입장에 비판적으로 개입할 수 있습니다. 수업은 강사의 강의와 참가자들의 강독으로 이루어지며, 건축사 및 문화사 등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전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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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큘럼
1. 고전건축과 시학 서양 건축이론의 원점인 비트루비우스의 <건축십서>를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통해 읽어본다. 랑시에르의 미학논의를 통해 근대 이전까지 건축이론서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근 고전문헌학 분야에서 이루어진 성과를 통해 로마 사회에서 건축과 <건축십서>의 위치를 살핀다.
2. 텍토닉과 미학 최근 건축에서 가장 뜨거운 단어 중 하나인 텍토닉은 언제 어떤 맥락에서 등장했는지 추적한다. 이를 통해 텍토닉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시기의 특징을 되묻는다. 텍토닉이 중요해질 때 사라지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3. 아방가르드와 모더니즘 20세기 건축이론은 아방가르드와 모더니즘이 남긴 유산과 잔해를 수습하는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스트모더니즘 등 이후에 전개되는 논의를 따라가기 위해서, 최근의 탈식민논의를 파악하기 위해서도 아방가르드와 모더니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필수다.
4. 새로운 사회의 실험과 건축 아방가르드의 대표적인 예로 소비에트 러시아의 건축 실험을 조명해본다. 러시아 구축주의가 1980년대 말과 최근에 다시 주목받는 이유를 찾아본다. 이론이 실천을 이끌었던 예외적인 시기를 통해 건축의 사회적 실천의 가능성과 한계를 묻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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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의 글은 문서, 전시장, 온라인 등 다양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수행적인 글입니다. 따라서 큐레이터는 아름다운 문장을 구사하는 노력보다 지면과 벽면 위에서 글을 다양하게 조직해보는 노력이 더 필요합니다. 그렇게 추출한 글은 자연스레 이미지를 동반하고 연속적으로 펼쳐집니다. 페이지가 매겨지며 한 편의 이야기 혹은 전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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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지층: 페이지 매겨진 전시(Intercalations: Paginated Exhibition)는 하나의 큐레토리얼/에디토리얼 공간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오늘날 전시를 기획하고 지식을 생산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살펴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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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큐레이팅 워크숍(CAW) 2023 “페이지 매겨진 전시”는 『도서관 환상들』(만일, 2021)의 편집자 아나소피 스프링어와 에티엔 튀르팽이 쓴 서문의 한 문장을 인용하는 것으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CAW 2023은 『도서관 환상들』을 주교재 삼아 전시와 책, 전시실과 리딩룸의 구조를 교차하며 탐구해봅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수강생들이 글-책-전시가 서로를 참조하며 구축되는 과정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각자의 ‘비쥬얼 큐레이팅 에세이’ 작성을 목표로 삼아 글과 이미지가 연결, 중첩, 어긋나는 방식들을 함께 탐구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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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 소개
- 건축기획/전시기획에 관심 있는 학생과 예비 기획자를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 CAW 2023은 강의 중심의 이전 프로그램과 달리 워크숍을 강화했습니다. 주교재 『도서관 환상들』 강독, 중간 및 최종 발표, 크리틱, 전시 등 회차별 내용에 수강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합니다.
- 주교재 『도서관 환상들』(만일, 2021)은 “전시로서의 책”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 ‘비쥬얼 큐레이팅 에세이’는 이미지와 짝을 이루는 텍스트를 찾는 것부터 시작하여, 이야기를 연결하고, 이를 공간적으로 배치해보는 작업을 포함합니다.
- 후반부 발표와 전시는 전반부 강의에 기반하여 각자의 ‘비쥬얼 큐레이팅 에세이’를 작성하고, 이를 공간에 배치하는 튜터-참여자의 과제 토론으로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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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별 개요
- (강연) 전시와 책을 순환하는 큐레이터의 글과 이미지 + 오리엔테이션
- (강독) 『도서관 환상들』 밑줄 긋기
- (강연) ‘비쥬얼 큐레이팅 에세이’ 사례 탐구
- 전시 설치 현장 답사 + 최종 발표 형식 안내
- 튜터별 온라인(줌) 크리틱
- 최종 발표 및 크리틱 + 과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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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분야를 중심으로 한 텍스트 생산 워크숍입니다. 라이팅(글쓰기), 리포팅(취재), 에디팅(편집), 퍼블리싱(발행)으로 이루어지는 미디어 텍스트 생산의 실제를 개념적으로 익히고 실습합니다. 이를 통해 텍스트 정보/콘텐츠 생산의 기초 기술을 복합적으로 이해하고, 출판에 대한 확장된 이해(책,전시,유튜브)뿐 아니라 소셜미디어 활용(SNS로 무엇을 할 것인가), 건축물 답사(무엇을 볼 것인가), 건축가 인터뷰(무엇을 물을 것인가), 직능 활용의 가능성도 함께 살펴봅니다. 세 파트로 구분되는 교육 과정은: 기획서 작성과 자료 조사를 중심으로 한 ‘취재’, 원고화와 정보화를 중심으로 한 ‘편집’, 매체의 목적과 방법과 인적 구조를 중심으로 한 ‘발행’입니다. 모두 기본적인 글쓰기 능력과 연습을 바탕으로 하며, 사전 과제, 강의, 피드백으로 이루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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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큘럼
1. 글쓰기 / 박세미 건축을 설명하는 기본 매체 중 하나인 '글(텍스트)'의 역할을 알아본다. 사진, 도면, 렌더링 이미지에 의지하지 않고 글이 독립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지 사례와 리뷰를 통해 알아본다.
2. 취재 / 박세미 기획 기사를 위한 취재의 전반적인 과정을 살펴본다. 기획, 자료조사, 인터뷰, 기사 작성 등 각 단계의 요구 역량을 알아보고, 과제와 사례를 통해 기사의 최종 결과물을 예측해본다.
3. 편집 / 김상호 편집이란 무엇인지, 그 개념과 기능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이라는 작업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분해해서 설명하고, 편집이라는 통합적 작업을 이루고 있는 세부 행위가 무엇인지, 편집에 쓰이는 도구와 규약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경험과 사례를 바탕으로 살펴보고 실습한다.
4. 발행 / 김정은, 정지연 건축매체는 어떻게 독자와 만나는가. 기획에서 콘텐츠의 생산, 유통, 홍보에 이르는 출판(발행)의 전 과정을 살펴본다. 그 과정에서 목적에 따른 매체의 형태와 구조, 매체가 조직하는 생태계/네트워크와 상품성 등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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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림학생건축상 2023은 예년에 비해 참가 신청, 과제 제출 마감이 빠릅니다. 2023년 1월 5일에 참가 신청이 마감되니 참가를 원하는 분들은 미리 준비해주세요. 웹사이트를 통해 참가 신청 후 참가비 입금까지 모두 기한 내에 완료해야 합니다. 또한 올해 과제는 이메일로만 받습니다. 다시 한번 공모전 전체 일정 확인하시고, 신청과 제출 기한을 놓치지 마세요. 주제 설명과 설계 과제 요강 등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를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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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일정
- 참가 신청 마감: 2023년 1월 5일
- 과제 제출 기간: 2023년 1월 16~19일
- 1차 심사: 2023년 1월 25일 ~ 2월 15일
- 1차 심사 결과 발표: 2023년 2월 16일
- 최종 공개 심사: 2023년 3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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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9일에는 오랫동안 건축학교와 함께해주신 베테랑 선생님과, 올해 진행된 <예비교사 과정>을 통해 건축학교에 합류하신 새내기 선생님 여러 분을 초대하여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건축학교가 나아갈 길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마무리 즈음에 나온 “연말 파티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진지한 자리일 줄 몰랐다”는 한 선생님의 코멘트에 모두들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빨갛게 상기된 선생님들의 얼굴과 반짝이는 눈빛이 모임의 열기를 고스란히 전해주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이상은 너무나 크고, 아직은 멀게만 느껴지지만, 머리를 맞대니 ‘당장 이 다음’ 걸음을 어디로 어떻게 내딛어야 할지가 조금은 선명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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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해를 준비하며 지난 해를 돌아보면 이게 전부 정녕 한 해동안 있었던 일인가 싶을 정도로 많은 일을 했습니다. 이렇게 건축학교가 계속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모두 예비교사 선생님들 덕분입니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건축적인 개념을 친구들이 이해할 때까지 쉬운 말로 풀어서 설명해주고, 도구 다루는 법이 익숙하지 않은 친구들을 위해 수업 시간 내내 쉴틈없이 손을 움직이며, 그 와중에도 친구들이 신나서 쏟아내는 대화에 귀와 마음을 활짝 열고 하나하나 친절하게 대답해주시는 예비교사 선생님들은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건축학교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반나절 내내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수업을 하시고 나서도 ‘아이들에게 오히려 에너지를 얻었다’고 말씀해주시는 이 선생님들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리하여 다시금 선명해진 건축학교의 미션 중 하나는, 이렇게 멋진 선생님들이 건축을 매개로 한 교육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현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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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열심히 계획을 짜는 중이라 자세히 설명드리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 예비교사 선생님들이 활약하실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더 많이 열린다는 것입니다. 건축학교가 건축 교육에 뜻이 있는 모든 선생님들이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성장해나갈 수 있는 단단한 울타리가 될 때까지, 저희는 또 저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3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3반 담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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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정림건축문화재단 hello@junglim.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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