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의 영문 서비스를 위한 웹사이트를 오픈했습니다. 메이킹 스토리를 심심풀이 삼아 짧게 들려드립니다. 여기엔 한국, 건축, 담론, 출판, 세계, 시장 같은 단어들이 십자말풀이처럼 서로 얽히고설켜 있습니다. 영문 웹사이트는 미로 창간을 논의하던 초기부터 책을 출판하는 일 다음으로 편집팀의 중요한 미션이었습니다.
‘건축+출판’이라는 위태로운 합성물을 만들 때 발행이라는 행위와 관련해 적어도 두 가지 목표를 염두에 뒀습니다. 지속성과 확장성입니다. 지속성은 이것을 ‘충분히, 꾸준히,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까지’ 펴내는 일에 관한 것이고, 확장성은 한국어라는 언어에 갇힌 이것을 세계 건축 담론의 파이프라인에 연결하는 일에 관한 것입니다. 지속성에 대한 답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습니다. ‘웬만하면 시작도 하지 말 것.’ 그런데도 시작하겠다면, 그 뻔한 악전고투를 벌이겠다면, 주어진 시간, 즉 지속성이 살아 있는 동안 가능한 한 멀리까지 이것을 밀어넣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곧바로 이를 위한 도구도 정했습니다. 이미 업계에서 폐기된 영문판 종이책 제작은 단 1초도 생각하지 않았고, 웹사이트가 당연한 답이었습니다. 재단 도구함에 지난 10년 동안 10개가 넘는 웹사이트를 꾸역꾸역 만들어낸 웹사이트 믹서기가 있었고. 그 시기 때마침 천재일우처럼 하늘에서 떨어진 인공지능 번역기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그 번역기를 주워 와서 믹서기에 연결하기로 했고, 얼기설기 그린 설계도로 제작에 들어가 지난 6월 완성됐습니다.
완성 직후엔 제대로 홍보할 체력이 남아 있지 않아서 공개를 미뤄뒀는데, 체력은 앞으로도 늘 모자랄 것 같아서 그냥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웹사이트의 운명은 이제 여러분의 입과 손가락에 달렸습니다. 저희 편집팀이 다 알 수 없는 세계 곳곳의 건축 담론의 수도 파이프에 많이 많이 연결해주세요. 그리고 거기서 무슨 반응이 일어나는지 함께 지켜봅시다. 🤖커피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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